(11-14-2017)
“트럼프 대통령 DMZ방문 못한 것 아쉬워해!!”

@지난 7일 한.미정상회담이 열린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합동기자회견이 열린 충무관에서- 제니 박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10박 11일 동안의 아시아 순방이 14일 현지시각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개최된 ASEAN(아세안 정상회의)을 폐막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5일 첫 순방지인 일본에 도착해 6일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돈독한 관계를 재확인이라도 하듯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사업가 스타일의 골프라운딩을 하면서 군사동맹국의 우애를 가졌다. 극진한 환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주고받는 것이 확실한 아베 총리의 무기구입 등 40조의 투자계약에 감동한다.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백 퍼센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함께 하는 아베 총리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와의 만남을 어느 아시아 국가의 정상들보다 두터운 우정을 과시했다. 아베 총리의 막대한 미국 무기구매와 수십조의 투자 등 극진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치도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실컷 얻어먹을 건 다 얻어먹고도 할 말 다하는 실속을 챙기는 트럼프의 심사를 일본이 예측하지 못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1박 2일(25시간) 국빈방문으로 한국에서 머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정부의 정성스런 환대와 파격적인 투자계약(750억), 향후 무기구입(83조) 등 일본에 뒤질세라 앞다투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FTA 재협상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음을 예상한 듯 짧은 시간의 만남을 뒤로 한 채 “북핵 문제 해결”만을 재확인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8일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8일 한국 국회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의 명연설은 내용상으로 보면 차라리 현 한국정부의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작금의 국가관과 안보를 티끌만큼도 중요시하고 있지 않은 한국 국회의원들 앞에서 피를 토하며 했었어야 하는 내용이었다. 부끄럽게도 미국의 대통령이 6.25의 피맺힌 동맹 관계를 상기시키며, 한국의 경제부흥에 기여한 나라가 누구인가를 인식시켜주고, 적이 누구인가를 각인시켜주는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는 한 장면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연설을 지켜보았던 백악관 수행단 기자들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성적이고 감성적인(emotional) 태도에 다시 한번 놀라움과 함께 한국의 역사를 짧게나마 이해하게 되어 감명 깊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을 수정하느라 국회 본회의장에 늦게 도착을 했다. 서울 시내에는 트럼프 반대, 반미, 욕설이 난무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 경호대들이 최고수위의 경호를 하고 있었다. 한국의 비애를 실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연설문은 한·미 동맹을 위해 미국방부가 철저히 심혈을 기울여 작성된 연설문이다.

아쉬웠던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백악관 South Lawn에서 전용기인 마린 원을 타기 전 “한국 방문 시 DMZ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you will be Surprise!"라고 답변했던 터라 수행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돌출행동을 해서라도 DMZ 방문을 시도할 것으로 생각했다. DMZ방문은 한국정부에 의해 정해 진 것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인지는 모르나 방문을 놓고, 묘한 갈등이 있었음을 볼 수 있다.

미 국방부의 고위 관리는 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전 본 기자의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이루어 질거냐.”는 질문에 “작금의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 미국의 군 통수권자가 남북한이 대치된 DMZ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한국과 미국이 동맹으로서 건재함을 북한에 보여 줌으로써 북한이 무력도발을 함부로 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관리는 미국의 군 통수권자가 DMZ를 방문하는 것이야 말로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에 한·미공조에 변함이 없음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도 하차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대해 아직도 풀리지 않는 묘한 미스터리가 남아 있다. 행동만 보였지 실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여 주기식 깜짝쇼는 오히려 신뢰를 더 져 버릴 수 있을 뿐이다.

마음먹으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 탓인지 아직도 DMZ 방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심정을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된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 공동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의 정상들과 만남에서 DMZ를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움을 토로하며, “기회가 되면 다음엔 꼭 DMZ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순방국인 중국은 68년 만에 자금성을 통째로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배포가 큰 시진핑은 한국과 일본에 뒤질세라 280조의 투자계약을 베팅하고는 트럼프 대통령을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들었다. 공산당식의 열렬한 시민행사와 큰 땅덩어리를 가진 우월감이 주는 자신만만한 시진핑의 태도는 거만하기까지 보인다. 남과 북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궁리를 하는 시진핑 주석은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강적이라 생각하고 기를 꺾을 기세다. 중국을 G2라고 불려 주지만 아직은 미국을 상대할 막강한 경제력에는 못 미치고 있다. 북한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이익을 보고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는 걸 미국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의 최고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후 “중국이 미국의 무역적자로 인해 혜택을 많이 본 나라이고 무역 불균형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겠다고 언급했다. 북핵문제해결에 관해서는 아직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으며 더 강한 압박을 요구했다.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고 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5개국 순방을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나라들의 “누가 누가 잘 하나!” 환대에 역점을 두었던 게 아니라, 무기구매와 투자계약등 미국의 실익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동맹국의 정상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에 비중을 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25시간은 아직도 허심탄회하게 서로 간에 신뢰를 쌓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은 개구리 올챙이적 모르고 작금의 위정자들과 북한을 추종하고 적이 누구인가를 모르고 있는 한심한 일부 국민들과 세력들에게 정신 차려라는 메시지로 일침을 가한 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다낭에서 APEC회의를 마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Dutert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필리핀 두테르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핵이 포기돼야 하며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 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음을 성토했다. 두테르트 대통령은 북한이 계속 핵으로 위협한다면 북한과의 외교와 경제협력관계는 이하로 단절될 것임을 경고하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언급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5개국 순방의 최종 점수는 15일 워싱턴을 복귀한 후 백악관의 참모들과 안보수장, 정보수장들과의 신중한 분석을 통하여 이루어 질 것이며, 섣불리 속단하기엔 아직 이를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가 한국의 언론들이 감상적으로 보도하는 만큼 그리 호전적이 아니라는 것이고,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